흑인전시 미국 동물원 114년만에 사과
민주콩고 피그미족 청년 원숭이 우리 갖혀 관람 대상
브롱크스 동물원 "수많은 이들에 상처" "불의 외면 않겠다"
1906년, 미국 뉴욕주 브롱크스 동물원의 원숭이 우리 안에는 피그미족 청년 오타 벵가가 있었습니다.
벵가는 오랑우탄과 함께 일주일 동안 철창 속에서 자신을 구경하러 온 수백명의 관광객들 앞에 섰습니다.
그는 비인간적인 환경을 견뎌야 했고, 우리 밖 자유시간은 짧았습니다.
동물원을 벗어난 이후에도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던 벵가는 길지 않았던 생을 스스로 마감했습니다.
114년이 지난 지금, 당시 브롱크스 동물원을 운영했던 야생동물보존협회(WCS)는 인간을 가두고 전시했던 과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고 CNN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크리스티안 샘퍼 WCS 회장은 "우리의 잘못과 더 일찍 (스스로 과오를) 비판하지 못했던 점이 많은 이들과 여러 세대에게 상처를 줬다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샘퍼 회장은 "공공연하고 구조적인 인종차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더 큰 역할을 맡겠다"고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 어디서 불의가 발생하든 절대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들 단체는 또한 WCS 설립자였던 매디슨 그랜트와 헨리 페어필드 오즈번이 "우생학에 기반한 유사 과학적 인종차별주의와 글, 철학"을 발전시킨 인물이라고 성토했습니다.
오늘날 민주 콩고의 피그미족인 음부티족 출신인 벵가는 처음 미국에 붙잡혀와 세인트루이스에서 개최된 만국박람회 전시실에 갇혔다가 이후 동물원으로 팔려 갔습니다.
'벵가의 눈부신 일생'을 저술한 작가 파멀라 뉴커크는 그가 우리에 갇히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현지 흑인 목사들이 강력히 벵가의 자유를 요구하면서 동물원에서 풀려나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도 고국에 돌아갈 수 없었던 그는 10년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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