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금융사에서 보이스피싱 배상

#News|2020. 6. 24. 16:48

금융위, 척결종합방안 발표
기업별 피해예방 시스템 구축

앞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할 경우 원칙적으로 금융사가 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금융회사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예방 시스템을 구축하고, 의심되는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등 임시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정부는 연말까지 보이스피싱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금융위원회는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검찰, 경찰 등 관련 부처와 합동으로 ‘보이스피싱 척결 종합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최근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 등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돈이 빠져나가는 식의 사고가 잇따른 것에 대한 대응 입니다.
지난 6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보이스피싱 같은 민생침해 범죄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번 대책은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스마트폰, 앱, 사이트, 전화번호 등 통신수단 차단,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해 보이스피싱 및 의심금융 거래 탐지, 금융사의 보이스피싱 예방 의무 강화 및 배상 책임 부여 , 수사, 단속 및 처벌 강화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금융사에 보이스피싱 예방 의무와 배상 책임을 부여한 점이 가장 주목됩니다. 현재 금융사는 보이스피싱 의심계좌에 대해 자체점검을 하고 지연이체, 지급정지 등 임시조치를 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지키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었습니다.


앞으로는 금융사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구축하는 것이 의무화되고, 의심계좌에 대한 자체 임시조치 의무도 확대됩니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간편송금업자도 임시조치 의무가 생깁니다.
FDS 시스템 구축이 미흡해 보이스피싱 피해가 크거나 임시조치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내릴 방침입니다.

금융사는 보이스피싱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용자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한 금융사가 원칙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도록 올해 말까지 관련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방침 입니다. 이용자와 금융사 간에 피해 책임을 얼마만큼 나눠지느냐를 놓고 논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금융사는 금융인프라 운영자로서 기본적인 책무가 있으며 해외에서도 책무를 강화하는 추세다”라며 “연구용역과 금융권 및 소비자 의견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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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입금된 2천300만원이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피해금

#News|2020. 6. 18. 14:05

부산에서 이벤트 업체를 운영하는 노모(53)씨.

"A은행 대출 담당자라며 이체를 잘못했다더니 B은행에서 돈을 보냈더군요."
그는 이달 12일 오후 본인 계좌로 '2천300만원이 입금됐다'는 문자 메시지 알림을 받았습니다.


곧바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는데 A은행 대출 담당자라고 소개한 상대방은 이체 실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 은행 지점으로 직원을 보낼 테니 현금을 인출해 건네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업무 처리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A씨 휴대폰으로 미리 보낸 메시지에 있는 앱 설치용 링크를 클릭해 실행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노씨가 계좌 입출금 명세를 확인해보니 전화는 A은행에서 왔는데 B은행에서 돈이 들어온 것으로 나왔습니다.

보이스피싱을 직감한 노씨는 문제 앱을 삭제한 뒤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찾아가 신고하고 거래 은행에도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 소행인 것으로 보고 노씨와 함께 접선 장소에 도착했으나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문제의 앱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원격으로 피해자 휴대폰을 좌지우지하려고 실행을 요구한 것"이라며 "앱이 삭제되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자취를 감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이 확인해보니 노씨 계좌에 입금된 2천300만원은 경남 창원에 사는 한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보낸 것이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계좌 입출금 명세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신속하게 경찰에 신고했기에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자.

이어 "은행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시키는 대로 송금했다면 노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상당히 골치 아픈 일을 겪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노씨는 당분간 계좌를 쓸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해당 계좌가 사실상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된 셈이어서 계좌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려면 경찰 조사 등을 이유로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노씨는 고용유지지원금 수령과 각종 자동이체 처리 등을 위해 계좌를 새로 만들거나 관련 기관에 일일이 연락해 다른 계좌를 등록해야 합니다.
그나마 계좌에 들어있던 본인 돈은 비교적 소액인 300만원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노씨는 "이번 일로 상당한 불편을 겪게 됐지만,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모두가 어려운 요즘 약하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사기 치는 사람들은 엄벌해야 한다"며 "향후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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