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범 퇴치하자 공중화장실, 모텔 몰카 찾는방법

빨간색 셀로판지 필름( 몰래카메라 탐지카드 )

대학생 이모(24)씨는 지난달 ‘몰래카메라 탐지 카드’를 샀습니다.

신용카드 크기의 빨간색 셀로판지 필름으로, 휴대폰 카메라에 이 필름을 부착한 후 주변을 비추면 근처에 몰래카메라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씨는 “몰카 탐지 기계는 비싸고 크기가 커서 다닐 수 없어 대신 이 카드를 항상 지갑에 넣고 다닌다”며 “연일 몰카 범죄가 일어났다는 뉴스가 나오니까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공중화장실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돼 있을까 봐 공중화장실 벽에 뚫려있는 구멍을 막기 위해 스티커를 가지고 다닌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일상 속 몰래카메라에 대한 공포로 휴대용 몰카방지 도구를 찾는 여성이 늘고 있습니다.


몰카탐지 어플, 폰 케이스

몰카탐지기 애플리케이션도 인기가 많습니다.
몰카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감지하는 원리 입니다. 실제 효과에 대해선 반응이 엇갈리고 있지만 4일 기준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선 다운로드 수가 10만이 넘었습니다.

일부 업체에선 몰카탐지 기능이 장착된 휴대폰 케이스도 개발했습니다. 몰카탐지 케이스로 특허를 받은 김영재 와이낫 리테일 디자인 대표는 “‘공중화장실을 갈 때마다 이제 안심할 수 있게 됐다’는 한 소비자의 반응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몰카 탐지 기기

몰래카메라 퇴치를 위해 지자체도 함께 나섰습니다.
서울 관악구·강남구·강서구·중구 등 구청에선 무료로 몰카 탐지기를 대여해주고 있습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불법촬영 피해자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그 피해 정도가 상당히 심각하다”며 “지난해 구청에서 고가의 탐지기 29대를 사 개인뿐 아니라 숙박협회, 지구대 등에도 대여해 총 4000여건 점검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불법촬영은 여성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범죄입니다.
지난해 서울경찰청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389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32%가 ‘여성 대상 범죄 중 불법촬영이 가장 두렵다’고 답했습니다.
성폭행·추행(29.1%), 주거침입(23.4%), 스토킹(15.3%)이 뒤를 이었다. 2018년 기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14조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범죄는 총 5925건 발생했고, 이 중 검거된 사람은 5497명 입니다.


전문가들은 불법촬영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불법촬영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다른 범죄에 비해 상습범이거나 재범인 경우가 많다”며 “이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성도착증일 확률도 높아 교도소에서 약물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불법 촬영물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몰카 범죄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단순히 불법 촬영물 공급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범죄를 끊어낼 수 없다”며 “영상물을 즐긴 소비자도 강력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