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학교마다 급식의 질 극과극 비교
코로나19 여파로 뒤늦게 등교학습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 급식이 '극과 극'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일반식은 물론 간편식도 가능하다'는 지침을 내림에 따라 급식의 질이 학교별로 복불복인 것입니다.
반찬은 김치 하나, 국물도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4일, 감염병 위기를 넘긴 대구지역 초중고 급식과 감염병 위기가 진행 중인 서울, 경기 지역 초중고 급식을 무작위로 살펴봤습니다. 해당 지역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급식판 사진을 받는 한편,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급식 안내게시판을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대구지역은 간편식이 많았고, 서울과 경기지역은 일반식이 많았습니다.
대구지역 일부 학교의 경우 간편식 수준이 크게 떨어져 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집계한 시도별 급식단가를 보면 한 끼 급식비용은 3000~5000원 정도 입니다. . '간편식을 주더라도 일반식에 견줘 한 끼 급식단가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게 영양교사들의 설명 입니다.
대구 A초등학교의 경우 최근 4일 연속 카레밥이 나온 뒤, 소고기덮밥이 4일 연속 이어질 예정입니다.
과일 말고 다른 반찬은 없습니다. 4~5부제 수업을 하기 때문에 잇달아 같은 급식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대구 B초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 3일에는 국물 없는 비빔밥에 고추장과 두유가 전부였습니다.
더 심각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구 C초와 D초는 밥이 아닌 떡 또는 빵, 과일이 급식으로 나왔습니다. C초 급식 사진을 봤더니 바나나와 사과, 빵과 떡이 전부였습니다.
D초는 4일 볶음밥과 방울토마토 2개, 딸기 요거트가 나왔습니다. 국물은 없었습니다.
하루 전인 지난 3일에 나온 학교급식 머핀과 미니약과 주스, 구운 달걀 메뉴보다는 나아진 것입니다.
최근 대구 E중도 단무지와 바나나를 곁들인 소고기 컵밥을 줬고, F초는 4일 급식으로 비빔밥에 김치 반찬 하나만 주었습니다. 국물 역시 없었습니다
대구 D초 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등교수업 뒤 학생들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 주는 연습도 필요하고 학부모들도 불안해하셔서 교실에서 간편 급식을 해왔다"면서 "다음 주부터는 급식실에서 정식 일반식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구지역에서도 일반식을 주는 학교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이들 학교의 급식은 풍성했습니다. 대구지역도 학부모 요구와 학교 판단에 따라 급식 수준은 천차만별인 셈입니다.
간편식을 하는 대구지역 한 초등학교의 교사는 "다 같이 고통 분담하는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간편식을 주는가보다 하고 이해를 하려고 했는데, 주변 학교의 풍성한 급식판을 보니 배신감이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간편식을 하는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도 "일찍 찾아온 대구 폭염 속에서 하루 종일 마스크 쓰고 공부하느라 기운이 쭉 빠진 아이들에게 이런 간편식을 주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서울과 경기지역 상당수의 학교들은 간편식이 아닌 일반식으로 학교급식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4일 서울 K초의 경우 기장밥에 콩가루배추국, 오리함박스테이크, 가지볶음, 열무김치, 김자반에 우유가 나왔다. 경기 H초의 경우에도 기장밥에 어묵국, 뼈 없는 닭갈비, 채소달걀말이, 깍두기, 그린키위가 급식으로 나왔습니다.
친환경 학교급식 경기도운동본부의 구희연 상임대표는 "간편식을 주는 일부 지역 학교의 경우 학생들 안전을 생각하는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자칫 정상적이지 못한 급식이 장기화되면 학생들의 균형 있는 발달과 건강을 해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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