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사진을 안드로이드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지정했을 때 핸드폰이 먹통이 되는 사례들이 연달아 보고되고 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이는 평범한 풍경 사진 입니다.

6월 2일(현지시간) BBC 등 해외언론에 따르면 최근 수십 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소셜미디어에 이 같은 사실을 올리고 있습니다.
호수와 흐린 일몰 장면이 담긴 이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설정하자 핸드폰이 계속 꺼졌다 켜짐을 반복하며 화면을 터치해도 아무 반응을 하지 않는 상태가 된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공장 초기화 상태로 만들어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 LG, 구글 픽셀폰 등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많은 기기에서 이 같은 버그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버그의 원인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딜란 러셀은 트위터를 통해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는 sRGB(표준 적색·녹색·청색)를 표시하려 하지만 이 사진은 RGB 색상 공간을 대신 사용한다. 이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충돌 버그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BBC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디지털 사진의 화질이 좋아진만큼, 색 영역도 정교해졌다"면서 "이미지를 제대로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색 영역을 정확하게 집어내야 하는데, 기기가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색 정보를 가진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안드로이드10에 한정해 발생하는 문제로 원본 사진이 아닌 경우엔 버그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안드로이드 11 출시 행사는 이번주 열릴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기되었습니다.

한편 BBC는 "안드로이드폰 이용자에게 이것을 시도해볼 것을 권하지 않는다"면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해당 버그를 접수했으며 오는 11일 유지보수 업데이트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고 구글에는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