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오취리, 흑인분장 의정부고 관짝소년단 논란
이색 졸업사진의 원조격인 경기 의정부고에서 올해도 졸업사진 일부를 공개한 가운데, 학생들이 흑인으로 분장한 사진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의정부고 학생자치회는 지난 8월 3일 페이스북에 ‘2020 의정부고 졸업사진 모음집’을 올렸습니다.
이 중 화제가 된 졸업사진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인기를 끈 ‘관짝소년단’ 패러디 사진이었습니다.
관짝소년단의 유래는 아프리카 가나의 한 장례식에서 관을 든 상여꾼들이 운구 도중 춤을 추는 영상이 퍼지면서 입니다.
장례식에서 유쾌한 춤을 추는 가나의 이색적인 문화에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들에게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팀명을 따와 ‘관짝소년단’이라고 이름 붙였고, 일종의 밈(mstronge·모방의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유행 콘텐츠)이 되었고 레고 에서도 블럭으로 출시될 정도로 굉장한 유행이 되었습니다.
의정부고 3학년생 5명은 올해 졸업사진에서 해당 영상에 나온 관짝소년단의 모습을 복장·표정·피부색까지 그대로 담았습니다.
해당 사진이 공개된 직후 “올해도 재치 만점”이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일각에서는 일종의 ‘블랙페이스’(blackface)라면서 인종차별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북미 사회에서는 백인이 흑인 등 유색 인종처럼 보이기 위해 어두운 색의 피부로 분장하는 것을 블랙페이스라고 부르며 인종차별의 일종으로 금기시합니다.
19세기 중반까지 흑인 노예제를 유지한 미국에서 과거 백인 배우들이 구두약 등으로 얼굴을 까맣게 칠하고, 붉고 두꺼운 입술을 과장하는 등 흑인 노예를 희화화한 분장을 하고 우스꽝스러운 ‘흑인 광대극’을 공연했던 역사를 연상시키기 때문입니다.
샘 오취리 “흑인 입장선 매우 불쾌” 논란 확산
여기에 가나 출신의 방송인 샘 오취리가 가세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샘 오취리는 8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졸업사진과 함께 글을 올려 “2020년에 이런 것을 보면 안타깝고 슬퍼요”라며 “저희 흑인들 입장에서 매우 불쾌한 행동입니다. 제발 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문화를 따라 하는 것 알겠는데 굳이 얼굴 색칠까지 해야 하나. 한국에서 이런 행동은 없었으면 좋겠다”며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썼습니다.
샘 오취리는 지난 2017년에도 개그맨 홍현희가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 아프리가 흑인 추장 분장을 한 것을 놓고도 "TV 보면서 이런 장면 나오면 마음이 아프고 짜증난다. 모든 인종에 대한 비하 없애야 한다"고 비판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민감한 사안인데 굳이 흑인 분장했어야 했나” VS “의도 없는데 차별 비판은 표현의 자유 억압”
(네티즌 반응)
이를 두고 온라인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블랙페이스 자체가 인종 차별”이라는 입장입니다.
“흑인들은 흑인 분장에 매우 민감하고, 이미 전세계적으로 인종차별 행위로 받아들이고 있는 게 현실인데 굳이 분장을 했어야 했나”라는 것입니다.
일부 네티즌은 동양인 비하 행위로 지목되는 ‘찢어진 눈’(chinky eyes)과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외국인이 손흥민 코스프레한다고 눈 찢는 분장을 해도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할 거냐”고 했습니다.
반면 화제의 콘텐츠를 단순히 재현하려는 의도인데 문제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응도 다수 나왔습니다.
한 네티즌은 “블랙페이스는 흑인 비하 의도가 있어서 문제 되는 거지 비하 의도 없이 유행하는 콘텐츠를 똑같이 따라 하려는 것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흑인 콘텐츠를 따라하는데 흑인 분장을 하는 게 잘못인지 모르겠다” “순수하게 ‘밈’을 따라하는 것까지 인종차별로 모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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