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하려고 집안 벽 뜯었더니 폐기물이 잔뜩. 폐기물 아파트 어디?

#News|2020. 6. 15. 19:07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 내벽 뜯으니 인테리어 폐기물이 가득

2020.5.21,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벽 내부에서 발견된 각종 폐기물. 조명등 껍데기, 뜯은 벽지, 스티로폼, 석고보드, 나뭇조각 등 대략 5톤 분량. 이전 공사를 맡았던 업체에서 매립한 것으로 추정. 인테리어 전문업체 ‘도담아이디’ 제공.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생길까 봐 사실 걱정됩니다. 다들 열심히 하시거든요. 이 사례 때문에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생길까봐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

경기도 성남시에서 16년째 인테리어 전문업체 ‘도담아이디’를 운영해온 권동혁 대표는 15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먼저 이같이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자세한 사항을 설명하기 전에 이번 사례가 알려지면서, 정직하게 일하는 다른 업체들까지 한 데 비난을 받을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5월 21일,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중 벽 내부에서 각종 폐기물. 조명등 껍데기, 뜯은 벽지, 스티로폼, 석고보드, 나뭇조각 등 대략 5톤 분량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날 인테리어를 맡은 권 대표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한 성남시의 한 아파트 가구의 벽을 뜯어내고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해당 세대를 사들인 주민이 이사 오기 전, 사전 공사 과정에서 단열상태 등을 점검하고자 벽 일부를 뜯었는데, 정상적이라면 비었어야 할 공간에 각종 인테리어 폐기물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집 안의 다른 공간도 살펴봐야겠다고 생각한 권 대표는 동료들과 함께 복층 구조인 이 세대의 2층 내벽 일부도 뜯었고, 빈 공간을 채운 폐기물 포대 자루를 추가로 발견했습니다.
이 공간은 사선으로 내려오는 지붕 아래에 위치했습니다.

벽을 뜯는 순간 ‘화장실 악취’ 만큼은 아니었어도, ‘공사장’ 등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냄새가 났던 것으로 권 대표는 기억했습니다.
조명등 껍데기, 뜯은 벽지, 스티로폼, 석고보드, 나뭇조각 등 사실상 ‘폐기물’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 벽 안쪽에서 다 나왔습니다.
권 대표는 이러한 광경을 처음 마주했다고 합니다.


당시 폐기물만 3.5톤 트럭으로 한 대가 더 넘었으니 대략 5톤은 됐다고 떠올렸습니다.

그는 “전에 어떤 분께서 (인테리어) 공사를 했는지는 모르겠다”며 “폐기물이 잔뜩 나온 사실을 집을 사신 분께도 말씀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권 대표에게 전달받은 새로운 입주민은 “벽을 뜯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느냐”며 “쓰레기랑 살 뻔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입주민은 너무 화가 나 이전 주인에게 알릴까 고민했지만, 이미 정비에 들어간 만큼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권 대표에게 사전 점검을 착실히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한 것 외에 추가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대표에 따르면 폐기물이 나온 공간은 상하수도관 등이 지나는 구간을 기둥으로 감싼 것 외에는 정상적이라면 ‘텅 빈’ 곳이라고 합니다.
권 대표는 폐기물을 모두 치운 뒤, 단열공사를 거쳐 목공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초 아파트 시공 시에 이러한 일이 혹시 생길 수도 있지 않냐는 질문에 권 대표는 “감리를 시행하기 때문에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건설사가 했다고는 말하기 힘들다”고 답했습니다. 공사 시작 이튿날인 5월 22일, 현장에서 나온 폐기물 일부를 사진으로 담아 자사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올렸습니다.

그는 게시물에서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실까 봐 글을 쓰기 전에 미리 말씀드린다”며 “저희만 깨끗한척, 정직한척 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 달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인테리어 공사가 된 집이라 단열이 잘 됐는지 확인하려 조금 철거해서 안을 들여다봤더니, 공사 폐기물이 잔뜩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업체와 고객 간에 어떤 계약 조건인지 모르기 때문에 타 업체에서 한 공사에 대해 절대 왈가왈부하지 않지만, 이 문제는 다르다”며 “어떤 고객도 저렴하게 (공사) 하는 대신 자기 집 벽에 폐기물을 버리라고 하는 분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이건 능력의 문제가 아닌 양심의 문제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권 대표가 올린 게시물에는 15일까지 당황스럽다는 등의 누리꾼 반응 510여개가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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